중앙의 농어촌 영역에서 작은 상점 무리로 토큰이 흐르고, 확인 지점과 연결선이 겹쳐 안정적인 동네상권 망을 이루는 추상 도형이 보인다.
사회 이슈따라 하기 어려운 것 관점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동네상권 운영망을 만든다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매달 지급되는 지역사랑상품권을 바탕으로, 단순한 가맹점 지도가 아니라 현장 확인 데이터와 상인 관계, 주민 신뢰가 쌓이는 동네상권 운영망을 만들 수 있다.

2026. 9. 28. 발행

농식품부 집계에서 시범지역 가맹점과 신규 창업이 늘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주민에게 원칙적으로 매달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네 식구라면 한 달 60만 원이 동네에서 쓸 돈으로 생기는 셈이며, 2026년 6월 추가 선정 뒤 대상 지역은 17개 군으로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존 10개 군의 가맹점이 2026년 1월 약 1만4천 곳에서 8월 약 1만6천 곳으로 16.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반올림된 숫자만 보면 약 2천 곳이 늘어난 크기지만, 정확한 지역별 수와 계산 기준은 공개된 발표만으로 알기 어렵다.

같은 기간 신규 창업은 737곳으로 집계됐다. 여덟 달 동안 하루 평균 세 곳꼴이며, 정부는 면 지역의 첫 정육점·치킨집·여성의류점과 귀촌 청년의 미용실·카페 등을 사례로 들었다. 다만 사업자등록과 실제 영업 중 무엇을 창업으로 셌는지, 폐업을 뺀 순증인지, 몇 곳이 살아남았는지는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가게 수가 늘었다고 주민의 불편이 바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6년 3월 23일 기준으로 확인한 연천군 가맹점은 중면 15곳, 장남면과 왕징면이 각각 31곳이었다. 한 달치 상품권을 생활에 맞게 나눠 쓰기에는 선택지가 적은 규모다.

사용 규칙도 군과 생활권마다 다르다. 병원과 약국은 읍에서 쓸 수 있지만 마트·편의점·주유소에는 별도 한도가 붙기도 하고, 같은 군 안에서도 주소지에 따라 결제가 막힐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맹점 숫자를 더하는 일만이 아니라 주민이 실제로 쓸 곳을 찾고, 새 가게가 단골을 만들며, 빈 업종을 알아내는 운영망이다.

한 가게가 문을 열고 단골을 얻기까지

시범지역의 한 면에서 반찬가게를 연 58세 사장을 가정해 보자. 사장은 군청 공고에서 가맹 조건을 찾고, 사업자 자료와 계좌 정보를 챙겨 행정복지센터에 물어본 뒤, 다시 지역상품권 안내에서 자기 가게가 기본소득 결제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법에는 신청 뒤 7일 안에 등록 여부를 알리도록 돼 있지만, 생활권과 업종 제한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등록된 다음에도 일이 남는다. 명단에 영업시간, 쉬는 날, 배달 가능 범위, 오늘 살 수 있는 반찬 정보가 있는지는 군별 확인이 필요하다. 상호가 바뀌거나 폐업해도 명단 수정이 늦으면 주민은 헛걸음하고, 가게는 “결제가 안 되는 곳”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동네상권 운영망이 있다면 사장은 휴대전화로 사업자등록증 사진과 가게 정보를 한 번만 보낸다. 운영자가 가맹 신청 순서를 안내하고, 등록이 끝나면 가게 위치·영업시간·결제 가능 범위가 주민용 지도에 함께 올라간다. 주민이 결제 성공 여부를 눌러 주면 오래된 정보도 빨리 드러난다.

주민의 화면은 단순한 가게 목록과 달라야 한다. “지금 문 연 곳”, “내 기본소득 잔액으로 결제되는 곳”, “차 없이 갈 수 있는 곳”, “오늘 필요한 품목이 있는 곳”부터 보여줘야 한다. 규칙이 바뀌면 긴 공고문 대신 내 주소에서 달라지는 내용만 알려준다.

반찬가게가 문을 연 뒤에는 첫 방문보다 재방문이 중요하다. 사장은 이번 주 반찬 세 가지와 품절 여부를 올리고, 주민은 자주 사는 품목이 나오면 알림을 받는다. 새 가게 세 곳이 함께 장보기 주간을 열거나 종이 안내문 하나를 공동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래도 사람 손에 남는 일이 있다. 실제 영업 여부를 전화로 확인하고, 고령 주민에게 사용법을 설명하며, 잘못된 결제 정보를 바로잡는 일이다. 어느 업종이 부족한지 판단하고 새 창업자와 건물주를 연결하는 일도 화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가맹점 지도 화면 자체는 누구나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 하기 어려운 것은 매주 고쳐지는 영업 정보, 전화를 받아 주는 상인 관계, 주민이 믿는 확인 표시, 행정복지센터와 상인회를 통한 배포 경로다. 처음부터 전국을 노리기보다 한 면의 가게 30곳을 직접 확인해 정확도를 쌓는 편이 오래 남는 기반이 된다.

해외에서는 지도 다음 단계까지 갔다

브라질 마리카시는 시민기본소득을 ‘뭄부카’라는 지역 디지털화폐로 지급하고, 등록된 지역 상점에서 쓰게 한다. 공식 사이트에는 사용 가능한 상점 목록이 있으며, 현재 안내되는 지급액은 등록 수혜자 1명당 월 230뭄부카다.

마리카시는 2021년 등록 사업자가 1만 곳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자체 발표라 증가 효과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 사례가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한 번 만든 지도를 방치하지 않고 지급 제도, 결제 수단, 가맹점 모집을 하나의 지역망으로 운영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비마이인컴 실험은 저소득 가구 지원금 일부를 ‘REC’라는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이용자는 앱의 위치 기반 지도에서 주변 가맹점과 상품 제안을 보고 결제했고, 상인은 당일 할인이나 새 상품을 직접 알릴 수 있었다.

실험 기간 가맹점은 86곳에서 167곳으로 거의 두 배가 됐고, 2019년 8월 기준 534가구가 이용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시의 최종 평가는 지역 거래 증가와 좋은 일자리 증가를 같은 성과로 보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가맹점 수, 실제 재방문, 가게 생존, 특정 상점 쏠림을 따로 봐야 한다.

여기서 바로 만들어 볼 네 가지

1. 오늘 결제되는 가게 지도

  • 무엇을 하나: 주민 주소와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실제 결제 가능한 가게만 보여주고, 영업 여부와 결제 성공 신고로 정보를 계속 고친다.
  • 누가 쓰나: 면 지역에 살며 병원·장보기·외식을 위해 읍내까지 나가기 전 사용처를 확인하는 주민과 가족 돌봄자다.
  • 왜 지금인가: 가맹점은 빠르게 늘었지만 생활권과 업종별 제한이 달라 기존 명단만으로 결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 첫 화면: ‘지금 문 연 곳’, ‘내 생활권에서 결제 가능’, ‘전화로 확인됨’ 세 가지 선택 버튼과 가까운 가게 지도를 놓는다.

2. 가맹점 신청 동행 서비스

  • 무엇을 하나: 새 가게가 필요한 자료를 한 번 제출하면 신청 순서, 보완할 항목, 등록 결과 확인까지 전화와 문자로 돕는다.
  • 누가 쓰나: 농촌에 카페·미용실·반찬가게를 처음 열어 지역사랑상품권 등록 경험이 없는 1인 사업자다.
  • 왜 지금인가: 창업은 늘고 있지만 상품권 가맹 등록과 기본소득 사용 가능 여부가 나뉘어 있어 개업자가 놓치기 쉽다.
  • 첫 화면: 업종과 사업장 주소를 넣으면 ‘신청 가능성’, ‘준비할 자료’, ‘담당 창구’, ‘예상 순서’가 한 장에 나오게 한다.

3. 동네 소비 빈칸 현황판

  • 무엇을 하나: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묶은 결제 자료와 주민 요청을 이용해 어느 면에 어떤 업종과 상품이 부족한지 알려준다.
  • 누가 쓰나: 시범지역에서 창업 장소를 찾는 귀촌 예정자와 빈 점포를 줄이려는 군청·상인회다.
  • 왜 지금인가: 돈은 매달 들어오지만 어떤 수요가 읍내나 특정 마트로 몰리는지 모르면 새 가게가 필요한 자리를 찾기 어렵다.
  • 첫 화면: ‘주민이 많이 찾았지만 가까운 판매처가 없는 품목’과 ‘최근 4주 요청 증가’를 동네별로 보여준다.

4. 새 가게 90일 단골 만들기

  • 무엇을 하나: 개업한 가게의 첫 석 달 동안 공동 홍보, 재방문 도장, 단골 설문을 묶어 운영한다.
  • 누가 쓰나: 기본소득 시행 뒤 문을 열었지만 광고비와 단골 명단이 없는 면 소재 신규 가게다.
  • 왜 지금인가: 737곳이라는 창업 숫자 다음에는 이들이 몇 달 뒤에도 영업하고 주민의 반복 소비를 얻는지 봐야 한다.
  • 첫 화면: 주변 새 가게 세 곳, 이번 주 대표 상품, 방문 뒤 다시 갈 의향을 남기는 버튼을 놓는다.

오늘 30분 안에 확인할 것

한 시범군의 최신 가맹점 목록에서 최근 등록한 가게 다섯 곳을 골라 전화해 보자. “기본소득 결제가 실제로 되는지, 온라인 정보가 맞는지, 등록 과정과 단골 확보 중 무엇이 더 어려운지”를 묻고, 세 곳 이상이 정보 오류·신청 혼선·재방문 부족 중 같은 문제를 말하면 그 문제 하나만 해결하는 첫 화면을 만들어 볼 만하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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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동네상권 운영망을 만든다 | Prometheon